나의 특별한 사랑 이야기 (Definitely, Maybe, 2007)

Person - Black

 

Sub2smi  by
Person - Black

 

- 사인 좀 해주실래요?
- 자요

 

소포 왔어요, 윌

 

결혼할 땐 아무도

 

이혼율이 46%임을 생각 못한다

 

윌?

 

퀘이커 식품 광고 땄다며?

 

축하해, 좋겠네

 

난 사실

 

광고 회사에서

 

일할 줄도 몰랐다

 

호랑이 기운 솟는 시리얼 CF를 만드는

 

하지만 화, 금요일은 즐겁다

 

이날은 일찍 퇴근, 딸을 데리러 간다

 

갈때 멋진 곡이 흐르면 기분이 좋다

 

오늘은 완벽한 곡을 골랐다

 

'불여우 같은 넌'

 

이곡 말고 딴곡

 

"나의 특별한 사랑이야기"

 

"이스트 51번가"

 

"매디슨 애비뉴"

 

감사합니다

 

천만에요

 

"나의 별로 돌아가게
한푼만 줍쇼!"

 

"쌩유!"

 

때론 아무리 신경 써서 선곡해도

 

원치않는 곡이 나오기도 한다

 

왜 그래요?

 

성교육한 거 모르세요?

 

4학년인데요?

 

- 난리 났어요
- 덕분에 책은 읽네

 

책?

 

'2억 4천만개의 정자가 사정되어'

 

'나팔관을 향해 여행을 시작한다'

 

'그중 1억 마리는...'

 

마야 어딨지?

 

아직도 아빠랑 섹스해?

 

아직도?
아직도 하냐구!

 

엄마 미워, 미워!

 

얘기 좀 해

 

그리곤 음경을 꺼내

 

질에 쑤셔넣는대

 

선생님이 '쑤셔넣는다' 고 했어?

 

응

 

새미 누나는 새미가 사고로 생겼대

 

어떻게 사고로 음경을 쑤셔넣...
안녕 루이

 

- 어떻게 사고로...
- 말 좀 가려 써

 

귀여운 말 많잖아
찌찌, 짬지

 

- 어떻게 사고로 생겨?
- 설명하기 복잡해

 

- 음경, 음경!
- 알았어, 알았다구

 

사고란 넘어져 다친 게 아니고

 

걔 엄마가 뜻밖에 임신했단 얘기야

 

임신이 싫은데 왜 섹스해?

 

아주 좋은 질문야

 

예행 연습을 한 거지

 

나도 사고였어?

 

- 사고로 가졌지?
- 아냐!

 

계획해서 가졌어
난 아빠가 되고팠거든

 

"파손 주의"

 

울 엄마 만난 얘기 해줘

 

왜 늘 울 엄마래?
난 모르는 사람처럼?

 

헤어졌으니까 아빠와는 남이잖아

 

내 엄마일뿐

 

- 그러셔?
- 어떻게 만났어?

 

이런 뻔한 얘기 말고...
'우린 첫눈에 반했지'

 

'그래서 가정을 꾸리고'

 

'사랑의 열매로 널 낳았단다'

 

좋아, 사실대로

 

다 말해줄게

 

- 내가 크면?
- 응

 

- 나도 알건 다 알아
- 그래?

 

당근이지

 

엄마 전에 사귄 여친 있어?

 

사실을 말해줘

 

두 명과 심각했고

 

한 명과는 잠깐 사귀었지

 

헤픈 남잘 뭐라고 해?

 

아직 특별히 정해진 말 없어

 

이번 주엔 채식주의야?

 

- 응
- 멋지네

 

엄마도 첫 남친 있었지?

 

샌님이거나 싸가지였을거야

 

아니면

 

엄마, 아빤 친구였는데

 

아빠가 딴 여자한테

 

음경을 쑤셔넣다...

 

엄말 사랑함을 깨달은거지

 

그만 자!

 

왜 엄말 사랑하게 됐어?

 

똑똑하고 예쁘고 재미 있었거든

 

이젠 띨하고 밉고 재미없어?

 

- 아니
- 그럼 왜 헤어졌어?

 

- 좀 복잡해
- 아빤 다 복잡하지

 

나한테 말하면 모든 게 간단해질거야

 

그냥 '엄마를 사랑했다' 로

 

네가 힘든 건 알지만

 

얘길 듣는다고

 

달라지진 않아

 

달라질지, 안 달라질지는
들어보면 알겠지

 

안돼, 게임 끝났어, 그만 자

 

싫어, 나 안자! 그 얘길 들어야돼!

 

난 알아야 돼!

 

알아야 돼

 

좋아, 말할게!

 

누가 엄마인진

 

못 밝혀

 

네가 맞춰야 돼

 

이름과 몇가지 사실은

 

바꿔 말할거야

 

미스테리 러브스토리

 

- 좋지, 준비됐지?
- 아직

 

- 천천히 해
- 걱정마

 

걱정 안해

 

- 공주 베개?
- 고마워

 

준비됐어

 

옛날 옛적

 

이메일, 휴대폰, 케이블도 없던 시절...

 

"청년 민주당원"

 

...정확한 1992년, 위스콘신 매디슨에

 

윌 헤이스란 청년이 있었지

 

- 해피 뉴이어!
- 너도!

 

그는 동창 여대생을 깊이 사랑했지

 

그녀의 가명은...

 

- 에밀리!
- 에밀리!

 

10, 9, 8...

 

4초간 최고의 행운을 누릴 남잔 누굴까?

 

너

 

해피 뉴이어!

 

완벽한 커플이었지

 

헌데 두 사람이

 

그때 결혼을 못한 건

 

그에게 크고 거창한
꿈이 있었기 때문야

 

모두 기립!

 

미 합중국 대통령을 소개합니다

 

윌리엄

 

매튜

 

헤이스 각하

 

대통령이 꿈이었어?

 

왜 뉴욕까지 가서
클린턴 선거를 도와야돼?

 

내가 필요하대

 

윌은 인기가 많아, 뭘 믿고 보내?

 

뉴욕 여자들 몰라?

 

섹시하고 엄청 헤퍼

 

찰리 말이 맞으면?

 

- 찰리는 모자란 애야
- 뉴욕 가서 변하는 거 아냐?

 

- 변화, 좋잖아
- 함께 변해야지

 

그럼 함께 변해보자

 

겨우 두달이야

 

우린 장래를 약속했잖아

 

넌 뭘 믿고 에밀리를 두고 가?

 

나 쟤 좋아해

 

양심의 가책도 안 느껴

 

이걸 섬머에게 전해줘

 

- 꼭 만나봐
- 섬머 하틀리야?

 

캠브리지 교환 학생였어

 

남자들의 우상이었지

 

그냥 소포로 보내지

 

뭔데?

 

오래 전에 걔한테 보냈어야 될 거

 

사랑해, 윌 헤이스

 

어서 가! 멋진 사람 돼서 와

 

좋은 엄마 감인데

 

- 울 엄마인진 모르겠어
- 왜?

 

첫 여친은 늘

 

버림 받잖아, 그러니까

 

섬머가 울 엄마일지 몰라

 

그 날을 잊을 수가 없어

 

늘 꿈꾸던 도시에 가서

 

선거 운동에 참여하게 된거야

 

난 자신했지, 몇시간 후면

 

다들 내 능력을 알게되어

 

연설문 쓰는 일을

 

맡길거고 또...

 

윌 헤이스?

 

개러스일세, 반갑네

 

걸으며 얘기하지

 

내가 쓴 연설문과 이력서 가져왔어요

 

꼭 읽을게, 시간이 남아도니까

 

일단 커피와 베이글이나 주문해줘

 

잠깐!

 

커피 시키라구요?

 

누구나 한번은 하게 돼 있어

 

10시까지 커피 안오면
아더가 날 죽일거야!

 

난 자넬 죽일거고, 수없이 죽여봤어

 

이게 뭐죠?

 

휴대폰이야

 

언제 어디서든 연락되게

 

누가 아스피린 좀 갖다줘!

 

함께 일하게 돼 반갑네!

 

- 안녕
- 네? 안녕

 

이제 4주후 뉴욕 유권자들은

 

민주당 대선 후보를 뽑게돼

 

클린턴이 당선되면

 

여기 있는 모든 사람의

 

열정과 헌신이 열매를 맺는거지

 

그러니까

 

다들 하는 일에 긍지를 가져

 

여러분 각자는 모두...

 

내가 왜 이딴 거나 해야돼?

 

신참입니다

 

휴지 담당 아냐?

 

- 몰리 레드 한갑이요
- 3.25달러요

 

위스콘신 매디슨에선 2.15달러예요

 

그럼 매디슨으로 가요

 

엽서 보내줘요

 

잠깐 거기서 정지!

 

담배 피웠어?

 

아니! 응

 

그 얘길 하려던 건 아닌데

 

그땐 어리고 철이 없었어
지난 몇년 간은 안 피웠어

 

그외에 또 말 안 한 거 있어?

 

없을 걸? 아마

 

- 10부만요
- 올려놔요

 

아더의 서류요, 무지 급한 거예요

 

휴지 담당 맞죠?

 

- 잠깐, 그 여잔 누구야?
- 에이프릴이야

 

네, 휴지 담당맨이요

 

혹은 베이글-커피맨

 

회계과의 토드는 날
마스코트라고 불러요

 

- 몇부요?
- 10부

 

- 이거요?
- 네, 둘 다

 

왜 클린턴을 지지해요?

 

지지 안 해요, 이건 알바예요

 

보모 일보다 수입이 좋죠

 

민주파는 맞죠?

 

꼭 민주파나 공화파가 돼야해요?

 

그럼 무소속파요?

 

아뇨, 난 아무도 아녜요

 

왜 꼭 의견을 가져야되죠?

 

난 모르는 거 투성예요

 

미사일, 세금

 

인권, 여성 낙태권

 

몸에 대한 권리는?

 

내 몸은 내 맘이죠

 

무관심주의자군

 

- 아녜요!
- 맞잖아요

 

난 야망에만 관심 있는

 

정치인들이 싫을뿐예요

 

편견 버려요

 

빌 클린턴은 다를까요?

 

그도 똑같애요

 

입을 꿰매줘요?

 

그는 흑인, 여성 인권에

 

관심 많아요

 

주지사때 의료보험도

 

개혁했소

 

미안, 깜빡 잤어요

 

미안해요

 

세상은 변했어요

 

대화 즐거웠어요

 

- 정말 아무도 아니시군
- 맞아요

 

이것 봐, 여기 좀 봐

 

'전 12년간 클린턴의 정부였죠'

 

'지난 2년간 우리 관계를 숨겨왔지만'

 

'전 그를 사랑했습니다'

 

'그는 거짓말을 하라지만'

 

'더는 싫어요, 거짓말에 지쳤어요'

 

한가진 맞았네요, 여자에 관심 많은 거

 

- 대화 즐거웠소
- 안녕, 휴지맨!

 

안녕, 카피걸

 

끝이 없군

 

계속 그것만 틀어대

 

곧 잊혀져

 

아무도 관심 없어

 

부시도 오랜 애인이 있다던데

 

왜 그는 괜찮고 클린턴은 안돼?

 

이 여잔 화류계야

 

취향이 저질이잖아

 

누구나 약점은 있어

 

통통한 빨간 머리, 긴 손톱

 

- 딱 내 타입야
- 저질!

 

넌 언제나 역겨워

 

난 너 같은 까칠녀한테 끌려

 

난

 

뿔테 안경 낀 긴 갈색머릴 보면 뿅 가

 

나도

 

난 날 좋아하는 남자가 좋아

 

정신과에 가봐, 건배하자

 

클린턴의 약점을 위해!

 

안녕, 나야!

 

에밀리야?

 

안녕, 에밀리!

 

'무슨 소리야?'

 

동료 둘이 날 놀려, 배가 아픈가봐

 

나처럼 끝내주는 애인이 없어서!

 

'취했군'

 

넌 아름다워

 

- '섹스 생각나?'
- 그런지도 모르지

 

에밀리, 뉴욕으로 와

 

여긴 열정이 넘치고

 

'방금 열정이랬어?
이거 큰일 났네'

 

왜?

 

넌 안 돌아올거야

 

오버하지마, 잠깐 와달란것 뿐야

 

그래, 미안해

 

섬머에겐 전화했어?

 

메시지 남겼는데 연락이 없어

 

괜찮아?

 

'그냥 좀 외로워'

 

네가 그리워서 너무 힘들어

 

그 마음 알아

 

안 자고 뭐해?

 

일주일째 그것만 들여다 보는군

 

데이트 어땠어? 좋았나보네

 

나 정말 큰일 났어, 걜 사랑하나봐!

 

좋은 일이네

 

최초의 흑인 대통령 곁에

 

백인 영부인은 곤란하지

 

꿈도 야무지네

 

하룻밤 잔걸로
대통령 될 걱정까지 하냐?

 

뜯어봐

 

너도 뭔지 궁금해 죽겠잖아

 

섬머란 이름 얼마나 섹시해?

 

봐! 포장이 좀 터졌어

 

야, 뜯고 나와! 힘을 내

 

고마워

 

- 일기야
- 맙소사

 

안돼, 손대지 마, 절대 읽으면 안돼

 

'창문 너머 남학생 기숙사가 보였다'

 

'덥고 끈끈한 저녁이었다'

 

'우린 반 누드로 창문밖 남학생들의'

 

'시선을 즐겼다'

 

'순진한 내 새 친구 에밀리는'

 

'당황해 하면서도 내 행동을 지켜봤다'

 

왜 멈춰? 재밌는데!
어디까지 읽었지?

 

'이 마지막 밤을 난 기다려왔다'

 

'다 떠나고 둘만 남았다'

 

'계단 위에서 내가 손을 잡자'

 

'에밀리는 기다렸다는듯 날 봤다
다음 순서는 정해져있었다'

 

안 읽어도 알만해

 

맙소사!

 

왜 그래? 무지 재밌는데!

 

잠깐만!

 

얘가 그 에밀리야?

 

잘 자, 러셀

 

얘 완전 변태네!

 

사진 제 자리에 놔!

 

- 누구요?
- 윌 헤이스입니다, 전화했던

 

여호와의 증인 아니요?

 

아뇨

 

키가 크네

 

안녕하세요

 

들어와

 

문 좀 닫아줘

 

잠궈!

 

섬머가 기다리랬어, 곧 돌아올걸세

 

- 뭔가?
- 모릅니다, 섬머의 아버지신가요?

 

그래, 아빠야

 

- 술 줄까?
- 대낮엔 안 마십니다

 

대낮? 뉴욕엔 초짜군

 

자넨 뭐하는 친군가? 원하는 게 뭐야?

 

꿈이 뭐냐구? 장래 희망

 

크면 뭐 되고 싶어?

 

앉아!

 

지금은 뭐 하나?

 

부친 일 돕지?

 

말하지 마!

 

증권? 아냐!

 

법률 사무소에 나갈거야

 

아냐, 모르겠어, 뭐하나?

 

클린턴 선거 본부에서 일합니다

 

맙소사

 

난 클린턴을 잘 알아

 

그 엄마보다 더!

 

그래요?

 

- 뭐하는 분이세요?
- 나?

 

술을 마시지!

 

마셔!

 

남자답게!

 

좋아, 확 풀리지?

 

삼켜!

 

클린턴 얘기 해봐

 

이봐요, 일어나요

 

아스피린 줘요?

 

- 윌 맞죠?
- 안녕

 

내 남자친구보다 술 쎄네요

 

- 부친 아녜요?
- 자기가 아버지래요?

 

논문 지도교수예요

 

또 뭐래요?

 

미소년 티 벗고

 

- 진짜 남자가 돼라
- 어떻게요?

 

술을 많이 마실 것

 

욕과 싸움에 능할 것

 

- 섹스에도?
- 네

 

진짜 남잔 섹스라고 않죠

 

그럼요?

 

참, 줄게 있어요
에밀리가 보낸 거요

 

- 살아는 있어요?
- 가을에 함께 이사할 거요

 

하지마요, 아빠!

 

맙소사!

 

"난 그녀에게 키스를 한다"

 

이거 읽었어요?

 

아뇨

 

- 한 페이지 봤소
-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반

 

둘이 애무하는 부분하고

 

- 그 부분!
- 아주 자세히 썼더군요

 

글을 잘 쓰던데요?

 

가져요, 외로울 때 읽어요

 

- 안돼죠, 당신 껀데
- 난 필요 없어요

 

난 달달 외우니까

 

당신이 가져요

 

왜 당신에게 전해달랬을까요?

 

햄튼?

 

그만 일어나요

 

작가 햄튼 로스군요

 

맥거번에 관한 책을 쓴

 

- 둘이...
- 네, 섹스해요

 

60대와 섹스 해봤어요?

 

- 아뇨
- 그럼 비판할 생각마요

 

비판하는 게 아니라

 

당신은 예쁘고 세련됐고
글도 잘 쓰잖아요

 

당신 눈에 차려면...

 

진짜 남자여야죠

 

- 난 경쟁도 안되겠네
- 맘 먹고 덤비면 모르죠

 

- 반가웠어요
- 나도 반가웠어요

 

일기를 정말 내가 가져가도...

 

미안해요

 

어떨지 궁금했어요

 

햄튼이 호기심을 키우랬거든요

 

그래야 좋은 언론인이 된다고

 

섬머, 아빠 배고파!

 

양반 못되시네, 들어갈게요

 

어딨어?

 

가끔 전화해요, 함께 저녁 먹게

 

네, 저녁 식사 좋죠

 

- 전화할거야?
- 미쳤어?

 

- 그럼 어쩔거야?
- 뭘 어째?

 

난 이미 에밀리와 장래를 약속했어

 

잘하면 1대2 섹스 하겠네

 

영감 끼면 2대 2

 

도움이 안돼

 

일기 괜히 봤어
후끈한 판도라의 상자야

 

1대 2가 뭐야?

 

1대 2

 

어른들이 가끔 하는 놀이야, 심심할때

 

됐고, 에밀리와는 어찌 됐어?

 

난 그녀를 기다렸지

 

영화같은 뭔가를 꿈꾸며

 

예비선거 1주일전이었어

 

난 휴지맨을 졸업
스티커맨으로 승진했지

 

이런 빌어먹을!

 

옘병!

 

내가 왜 이걸 해야 돼?

 

옆으로 가! 한발짝 더, 한발짝 더!

 

더 가, 더, 더!

 

스티커 인쇄가 잘 됐네요

 

아주 근사해요

 

난 하원의원 연설문도 썼어

 

젖은 뗐냐?

 

'대통령 장남인'

 

'조지 부시 주지사는'

 

'백악관의 가장 중요한 조언자죠'

 

'레인저스 얘긴 빠졌네요'

 

다시 구단이나 맡지

 

윌 못 봤어?

 

윌! 윌 어딨어?

 

너 정말 수석 졸업했어?

 

걸으며 얘기하자

 

연봉 20만 이상의

 

동문 명단이야

 

모금 만찬 15석을 못팔았어

 

5석만 팔아봐

 

커피는 졸업이야?

 

네 성적 봐서

 

고마워, 나 정말로 기뻐

 

- 진정해
- 알았어

 

- 네 책상이야
- 근사하네

 

재밌네, 휴지도 있고

 

유머 감각들 좋아

 

모두 잘 봐, 내 책상이야

 

명단도 받았어

 

전화기와 서류함도 있다구

 

아뇨

 

클린턴은 인격적으로 문제 없습니다

 

대마초 합법화를

 

국민 50%는 지지해요

 

병역 기피 안했습니다

 

게다가 미국인 대다수는

 

월남전에 거부감을 갖고 있죠

 

양쪽 발 다요?

 

저런! 불편하시겠네요

 

네, 이해합니다만 이것도 기억해주세요

 

클린턴은 호프 마을 출신입니다

 

희망을 대변하는 인물이죠

 

너무 감상적인가요?

 

이 나라엔 때로 감상도 필요하죠

 

그러시면 좋죠, 감사합니다

 

두 좌석이요

 

네, 감사합니다

 

다음주 목요일이요

 

힐러리가 제게

 

지지자들을 꼭 만나고 싶다더군요

 

좋은 시간 될 겁니다

 

한 테이블 다요? 물론 가능하죠

 

예약해놓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다음주 목요일에 뵙죠

 

한 테이블을 팔았어요, 5만 달러에

 

내 팀원이에요, 내 팀원!

 

휴지맨 만세! 휴지맨 만세, 휴지맨 만세!

 

몰리 레드 한갑이요

 

3.60 달러요
건강 기금이 붙었어요

 

젠장

 

"흡연은 사망의 지름길"

 

대마초 흡입 혐의

 

클린턴은 부인한다며?

 

여자랑 침대에서 발각된후

 

섹스는 안했단 격이군

 

- 그게 아내에게 중요할까?
- 중요하죠

 

이글 블루 한갑이요

 

4.25 달러요

 

4.25 달러나 주고 담배 사피워요?

 

화학 물질이 적대요

 

- 건강에 좋다?
- 그런 셈이죠

 

화학 물질이 적으면

 

값이 더 싸야죠

 

싼 담배는

 

초석 성분땜에
빨리 타서 많이 피우게 돼요

 

결국은 담뱃값으로
더 많은 돈을 쓰게되죠

 

카피걸, 당신은

 

멋진 포장에 돈을 낭비하는거요

 

허영 때문이지, 건강은 핑계고

 

- 내기할래요?
- 좋죠

 

- 20달러?
- 20달러 있소

 

이런 횡재 처음예요

 

횡재할건 난데?

 

같은 시간 동안 빠는 거예요

 

준비됐죠? 자, 시작!

 

- 오늘 내 생일예요
- 생일 축하해요

 

왜 파티 안해요?

 

남친이 파티를 해주기로 해놓고

 

공연때문에 필라델피아로 갔어요

 

걘 나보다

 

커트 코베인을 좋아해요

 

커트 코베인이 누군데요?

 

농담해요?

 

왜요?

 

피워요

 

- 이런!
- 봐요

 

됐어요

 

내가 옳은 걸 입증한 걸로

 

보상은 충분해요

 

계산은 정확해야죠

 

내가 저녁 살게요, 생일 축하겸

 

데이트예요?

 

오버 마요

 

외로운 생일을

 

위로하는 저녁 식사요

 

그럼 나랑

 

친구 파티에 가요

 

혼자 가기 뭐해요

 

난 여기 안 어울리네

 

맞아요, 안 어울려요

 

그럼 에밀리와는 캠퍼스 커플?

 

당신 참 대단해

 

간단한 말 몇 마디로

 

속을 확 후비거든

 

- 정말 재주야
- 그런 뜻 아녜요

 

좋겠다는 뜻이에요

 

- 또 그러네
- 또요?

 

난 몰랐는데

 

상처 안 주고 존중하는 관계

 

여태 한번도 못 가져봤죠?

 

에미리와 그렇게 열렬하면

 

왜 결혼 않죠?

 

뭣땜에?

 

할 거예요

 

내일 줄 거요

 

맨해튼의 고급 식당에서

 

여러 사람 앞에서 청혼하게요?

 

- 네, 잘못됐어요?
- 아뇨, 그 자신감 좋네요

 

뭐랄건데요?

 

연구중예요

 

나랑 같이 연습해봐요
날 에밀리로 여기고

 

내가 애인 에밀리예요
할 말 정했어요?

 

- 에밀리
- 잠깐, 무릎 꿇구요

 

그건 싫어요

 

무릎 꿇는 걸 좋아할걸요

 

- 무릎 꿇는 건 싫어요
- 후회할텐데, 해봐요

 

- 에밀리
- 왜 윌?

 

장난 말아요, 에밀리

 

나하고, 음

 

결혼해줄래?

 

싫어

 

'나하고 음... 결혼해줄래?'

 

왜 그렇게 무성의해?

 

넌 지금 내게 자유를 포기하길

 

요구하는 거야

 

성공률 50%의 결혼을 위해!

 

대체 왜 우리가 결혼해야돼?

 

소비 자본주의 사회가 주입시킨

 

브루조아적 욕구를 해소키 위해?

 

맙소사!

 

- 진작 무릎 꿇지!
- 닥쳐요!

 

늘 너와 함께

 

아침을 맞고 싶고

 

밤에도 너와 함께 잠들고 싶어

 

이 손을 처음 봤을때

 

영원히 놓기 싫었어

 

무엇보다, 이토록 내가 널 사랑하는데

 

결혼하는 게 우리 운명 아니겠어?

 

나하고 음...

 

결혼해줄래?

 

물론이지, 봐서

 

생각해볼게

 

데려다 줄래요?

 

- 차 한잔 줘요?
- 네, 좋죠

 

왜 '제인 에어' 가 이렇게 많죠?

 

- 얘기가 길어요
- 장편인가?

 

300페이지쯤 되겠는데?

 

왜 이리 많아요?

 

13살 생일때 귀고리를 받고팠는데

 

아빤 '제인 에어' 한권을 사주셨죠

 

아름다운 글귀도 넣어
귀고리 못받은 난

 

글을 읽지도 않았는데

 

그 책이 아빠의 마지막 선물이 됐어요

 

왜요?

 

곧 차 사고로 돌아가셨어요

 

저런, 안됐네요

 

정말로

 

이 책 읽어봤어요?

 

난 1, 2년 마다 읽어요, 읽을 때마다

 

느낌이 달라요

 

어쨌든, 대학 입학할 때
집 팔고 이사했는데

 

책이 없어졌어요

 

그래서 중고 서점을 지날 땐

 

늘 들어가서 그 책을 찾아보죠

 

찾긴 힘들겠지만

 

우습게도 취미가 됐어요

 

- 안 우스워요
- 고마워요, 미신 같은

 

이건 다 뭐죠?

 

서점에서 찾은 글귀 있는 책들예요

 

'사랑과 희망과
새 꿈을 담아서, 앨리스'

 

무슨 노래죠?

 

커트 코베인예요
'너바나' 싱어, 좋아요?

 

네, 좋네요

 

정치하겠다는 내 꿈이 웃겨요?

 

- 네
- 고맙네요

 

아뇨, 이해해요, 당신, 호감 줘요

 

그건 그렇죠

 

너무 호감 주고 싶어하는 게 흠이지

 

그것도 맞아요

 

비호감이 돼야 하는데

 

알려줘요, 비호감 되는 법

 

벌써 밥맛이 돼가는데요

 

장래 꿈이 뭐예요?

 

카피걸 하긴 너무 똑똑한데

 

- 나도 몰라요!
- 보모도 그렇고

 

나도 몰라요

 

정말 모르겠어요

 

내가 하고 싶은 건

 

미지의 장소로 여행하는 거예요

 

돈도 모아놨는데

 

한 남자 때문에

 

모든 게 꼬여버렸어요

 

헤어져요

 

내가 상관할 일 아니지만
당신이 아까워요

 

정말로

 

- 좋지 않아요?
- 뭐가요?

 

서로 잘 보이려는 부담 없이
편하게 대화하는 거

 

- 좋네요
- 나두요

 

갈게요

 

멍청이!

 

왔네요!

 

- 곧 온댔죠?
- 놀래켜주고 싶었어

 

- 밤 비행기 탔어
- 잘했어!

 

선거운동 땜에 알바니에 갔다고 말했어

 

일은 잘 됐어?

 

- 일? 물론이지!
- 다행이네

 

다행이네

 

- 괜찮아?
- 응, 운동하려고

 

뛰어올라왔어

 

난 출근할게
좋은 시간 보내, 반가웠어요

 

저두요

 

잘해봐

 

- 안녕
- 안녕

 

이상하네, 혀 맛이 달라

 

달라졌어

 

- 이상하군
- 나쁘진 않아, 좀 다를뿐

 

수도물 탓일거야

 

ph가 바뀌어서... 농담이야

 

뉴욕 오면 변할거랬지?

 

우리 산책갈까?

 

- 바람 좀 쐬자
- 안내해줄게

 

좋지

 

- 내가 혹시...
- 내가...

 

미안, 먼저 말해

 

내가 말했나? 우리 아버지가
엄마께 청혼할때 얘기?

 

아니

 

엄마한테 청혼하러 가다가

 

옛날 여자 친구 캐롤린을 만나셨대

 

얘길 나누다 보니까

 

옛 감정이 살아나

 

고민하셨대

 

'캐롤린과 도망 가서'

 

'행복하게 살까?'

 

'키스만 하면 돼'

 

헌데 그때

 

엄마가 모퉁이를 돌아오는게 보였대

 

그 순간 고민은 싹 사라졌대

 

내 말뜻 알아?

 

난 캐롤린야, 네 엄마야?

 

엄마구나!

 

오늘 널 본 순간 알았어

 

그거 도로 넣어

 

- 잠깐!
- 나 겁 안나

 

울 아버지처럼...

 

나 찰리와 잤어!

 

우린 계획이 있었잖아

 

너 혼자의 계획였지, 거창한 계획!

 

- 함께 짠 계획이야
- 난 원하는 게

 

- 너랑 달라
- 너도 같이 있었어

 

알아, 룸메이트와 잔 걸로 입증됐어

 

내가 비겁했어, 미안해

 

고맙군

 

넌 잔인해

 

그렇지 않아, 널 놔줄게

 

함께 있으면 피차 힘들어

 

난 네 꿈에 방해만 돼!

 

넌 날 미워하게 되겠지

 

- 아냐
- 맞아

 

그건 피차 원치 않는 일야

 

내 말 믿어

 

넌 잘 지낼거야, 윌 헤이스

 

나 없어도

 

그래

 

와! 지

 

'뉴욕의 톰 브로코입니다'

 

'클린턴은 뉴욕 유세때'

 

'곤욕을 치렀지만'

 

'뉴욕 예비 선거에서 승리'

 

'승자가 됐습니다'

 

"승리 예감 - 뉴욕, 캔자스"

 

그대 눈에

 

열정이 담겨있네요

 

이 모든 게 놀랍기만 해요

 

한땐 이룰수 없는 꿈만 꾸었죠

 

축하해

 

남아 달랬다며? 좋겠네

 

그래, 좋아, 너무나 행복해

 

헌데 왜 죽고 싶은 표정야?

 

자살할것 같애

 

괜찮아, 헌데 노래가 살 의욕을 꺾네

 

춤은 어떻고? 좀 말려봐

 

저번 날 밤엔 미안했어

 

아냐, 우린 피차

 

애인이 있잖아

 

게다가 만나면 늘 개와 고양이고

 

그래

 

- 물과 기름이지
- 상처와 왕소금

 

- 되게 아프겠다
- 네가 상처야

 

고마워

 

레논과 매카트니

 

- 둘이 친했어
- 순탄할 땐 그랬지

 

- 우린 친구 될수 있어
- 동감이야

 

- 위하여!
- 건배

 

- 춤 추자
- 싫어

 

- 추자!
- 알았어

 

갈까?

 

에밀리는 쫑 났군

 

너무 했어, 찰리와 예행 연습을 하다니

 

- 그러게
- 그럼 에이프릴, 섬머가 남네

 

- 또 있어?
- 아니, 난

 

선거땜에 바빴어

 

클린턴이 당선된 후

 

러셀과 선거 홍보 대행사를 차렸지

 

시의원, 주의원

 

학급 선거도 맡았어

 

여잔 안 만났어?

 

- 엄만?
- 데이트는 했지

 

- 가볍게
- 에이프릴은 어찌됐어?

 

커트 코베인이 죽은 후 애인과 헤어지고

 

꿈꿨던 대로

 

전 세계를 돌아다녔지

 

생일날 내가 해준

 

어떤 얘기 때문이었대

 

엽서와 편지가 오고 갔지

 

멀리 떨어져 있어도

 

우린 좋은 친구가 됐어

 

"제인 에어"

 

1994년, 뉴욕은 활기에 넘쳤지

 

경제 호황에

 

인터넷도 시작됐어
모두들 휴대폰을

 

갖게 됐지

 

늘 끼고 살았어

 

그때 옛 상관 아더 로브레도가
주지사 출마 큰 일거릴 줬지

 

난 사무실 안으로 진출하게 됐어

 

- 개러스
- 헤이스

 

좋은 아침

 

자, 시작합시다

 

북부 쪽은 어때?

 

뉴욕이 내게 문을 열기

 

시작했지

 

"모든 것의 쇠락"

 

'멸종 위기에 놓인 건'

 

'새나 물고기가 아니다'

 

'우리 머릿속의 혀다!'

 

'토막 난 현대의 언어를 들어보라'

 

'어휘 수는 100년전의 1/3이다'

 

'단어들의 시체가 발밑에 쌓인다'

 

'어휘의 풍경은 난도질 되고 있다'

 

'저급한 팝 문화의'

 

'독성에 훼손되어...'

 

윌?

 

미소년 티 싹 가셨네, 남자다워졌어요

 

고마워요, 그게 목표요

 

에밀리는 어때요?

 

이젠 딴 사람 일기의 주인공이 됐죠

 

- 교수님은요?
- 아주 잘 지내세요

 

- 재밌는 분예요
- 날 차고 2학년생 사귀어요

 

날 위해서래요

 

요즘 그 말이 유행인가봐요

 

뭐하고 지냈어요?

 

'뉴욕 매거진' 에
잡글 나부랭이 쓰고 있어요

 

기회를 기다리며

 

'...구문론을 호환마마보다 두려워한다'

 

강의 들어야겠어요

 

안경 멋지네요

 

'애들의 언어를 들어보라'

 

윌 헤이스!

 

어디더라... 말하지 마!

 

위스콘신! 그래, 거기서 왔지

 

와줘서 고맙네
한잔 더

 

아더 로브레도의 연설문을 쓴다고?

 

- 2학년생 사귀신다죠?
- 실은 1학년생 둘이야

 

합치면 가끔 2학년생 노릇 해

 

좀 걷세
왜 로브레도같은 자와 일해?

 

예전에 자넨 원칙과 이상이
있는 청년였어

 

그새 자네도 뺀질한 여피족이 된 건가?

 

멋졌어요, 짖궂게 안 구시죠?

 

혼자 대처 잘 해

 

로브레도는 자수성가한 훌륭한 분예요

 

경찰, 사업가를 거친...

 

그는 바보야, 이 책 보면 알게 돼

 

읽어봐, 그냥 줄게

 

아름다움과 꿈, 사랑은 이제 죽었어

 

- 권력과 돈이 전부야
- 책에서도

 

권력 타령이더군요

 

못 가져서 그래요, 그쵸?

 

자기, 난 사랑이 중요해

 

그래서 자긴 날 못 떠나

 

난 자기 야심에 균형을 잡아주거든

 

자네 말야

 

그 쥐꼬리만한 권력으로

 

섬머에게 아더의 기사를
쓰게 해주면 어때?

 

홍보도 하고 섬머도 띄워주고

 

교수님이 얻는 건요?

 

사랑, 더 많은 사랑
난 그거면 돼

 

섬머가 또 나올줄 알았어

 

비호감이었는데

 

왠지 좋아졌어
데이트 신청했어?

 

못했어, 기사땜에 바쁘길래

 

"로브레도
범죄에 단호한 소신파"

 

- 기사를 잘 써줬네
- 윌, 아주 훌륭해

 

너무 아부성이죠?

 

최고예요

 

단지, 한부분은 좀 거슬리더군요

 

'그의 연설 담당 윌은'

 

'열정적이며 미소년처럼 핸섬하다'

 

미소년이요?

 

원래는 이거였어요

 

'유혹적 눈빛의 윌을 볼때마다'

 

'그 옷을 찢고 싶어진다'

 

헌데 야하다고 편집됐죠

 

언론의 자유도 옛말이군

 

작가 꿈이었나요?

 

아뇨, 16살까진 뮤지컬 배우가 꿈이었죠

 

진짜요?

 

네, 믿어지지 않아요?

 

여배우는 감성적이고
늘 사랑을 갈구하는데

 

난 목석 같애요?

 

- 나도 사랑을 원해요
- 그런 뜻은 아녜요

 

노래나 해봐요

 

- 뭐라구요?
- 노래해봐요

 

- 노랠 하라구요?
- 네

 

- 18번 있어요?
- 네

 

진짜요?

 

나의 사랑을 얻으려고

 

수없이 많은 티모시와 윌이

 

- 내가 윌인데
- 조용히 해요!

 

내 곁을 맴돌지만

 

그대의 변함없는 사랑만이

 

차가운 내 맘을 녹여주었죠

 

기적처럼

 

미남은 아니지만

 

제발 한번만 입어봐줘

 

전혀 이상하지 않아

 

값이 황당해, 천달러야!

 

나 그대에게 반했어요

 

프랭크 시나트라, 린다 론스타드

 

- 이걸 왜?
- 공통으로 수록된 곡이 있어

 

- '그대에게 반했어요'
- 응

 

- 일 잘 돼가?
- 아직 많이 남았어

 

나도

 

- 거의 다 돼가
- 나도

 

이런 나를 이해해줘요

 

난 그대에게 반했어요, 열렬히

 

나 코 곯았어?

 

내가 못해본 게 있어

 

멋진 남자와 온 종일 뒹구는 것

 

남자와는 나도

 

농담 아냐

 

늘 딴 할 일이 있었거든

 

난 일 중독자야

 

증세가 심각해

 

종일 침대에서 놀아줄래?

 

아무 일 않고

 

'섬머입니다
메시지 남기면 전화드리죠'

 

'컬럼비아 장로 병원'

 

'응급실입니다'

 

응급실?

 

- 대동맥 파열입니다
- 그게 뭐죠?

 

과속으로 오래 달린

 

타이어가 펑크난 거죠

 

좀 어떠세요, 살 만하세요?

 

먹고 살만해요

 

좀 웃어요, 간만에 조크 날렸는데

 

가엾은 햄튼

 

섬머가 왔군

 

- 저 친군 웬일야?
- 안녕, 햄튼

 

안녕

 

하나는 아직 멀쩡해

 

민심이란 말은 빼

 

쟤 사귀는 거 화 나

 

술, 담배나 어린 여학생은 괜찮구요?

 

- 그것과 이건 달라
- 그래요?

 

난 장기를 모두 기증키로 했어

 

널 위해서 하난 빼고

 

- 자상하셔라
- 아니, 그거 말고!

 

내 심장말야, 바보야

 

쟬 사랑 안 한다고 말해줘

 

그렇겐 못해요

 

담배 좀 줘, 내 마지막 소원이야

 

안돼요, 지금 영화 찍어요?

 

당신 안 죽어요

 

사랑하면 왜 안되죠?

 

엮어줄땐 언제고?

 

갖고 논뒤 찰줄 알았지

 

마음보가 참 곱기도 하셔

 

로브레도에 관한 글 봤어

 

정치 경력이 20년인데

 

딸의 섭식 장애 밖엔 쓸 게 없었어?

 

어쩌라구요?

 

제대로 써봐

 

- 클린턴, 로브레도 지지
- 드디어 대통령을 만나는군

 

- 저것 봐
- 굉장하네

 

그 호텔방에서 출세했지?

 

그러게

 

뭣들 한 거야?

 

메뉴와 프로그램도 확인 않고!

 

호텔 조합 로고가 빠졌어

 

직원들이 출입을 막을거야

 

로버트 클라인 못 봤어?

 

사라졌어

 

취했나봐

 

왜 여기서 찾아?

 

시카고에 우박 내린대

 

그게 어쨌다구?

 

대통령이 시카고에서 와

 

걱정 마

 

왜 이런 실수를 해? 로고가 없잖아

 

잠깐만, 진정해

 

심호흡해, 호텔 인터넷과

 

프린터를 쓰면 돼

 

에이전트 부를게

 

개러스, 술 한잔 해

 

넌 누구더라? 지퍼 열렸어

 

팬티 입어, 난 날씨 확인할게

 

7번 테이블, 파스타와 생선 가져가!

 

조합원은 아니지만

 

미국 대통령이요

 

빨리 모두 트럭에서 하차시키고

 

조합원 건들지마!

 

다 해결됐어

 

로고 다운 받았어

 

500개 카피해서 메뉴에 붙여

 

조합 매점을 이용해

 

날더러 카피하라구?

 

누구나 한번은 다 하게 돼있어

 

전혀 안 웃겨

 

유치한 놈, 어디 가?

 

바빠! 30분 뒤 올게

 

저 또라이

 

'윌 헤이스?'

 

네

 

'난 지금 널 보고있다'

 

'너와 로브레도에 관해 훤히 알아'

 

'내가 맘먹으면 둘다 끝장야'

 

그래?

 

- 당신 누구야?
- '만나면 알게 될거야'

 

- 어딨는데?
- '가까이'

 

난 이런 협박에 별로 익숙치 않아

 

'가까워지고 있어'

 

'이제 보여!'

 

'섹시하군'

 

너무 섹시해!

 

놀랬지롱!

 

여름 끝나면 온다며?

 

좀 황당한 일이 있었어

 

크레테 섬에서

 

몇이 함께 야영했는데 그중 파코란 앤

 

말이 없고 무지 섹시했지

 

그가 내게 키스를 했어

 

- 멋진 딥 키스
- 간략히!

 

- 난 어떻게 했게?
- 몰라

 

울기 시작했어

 

눈물을 쏟으며

 

걘 날 더듬느라 정신이 없었지

 

헌데 또 그게 싫진 않았어

 

순간, 걔와의 앞날이

 

쫙 펼쳐지더군

 

처음엔 파코도 내 사랑에 황홀해하겠지

 

- 여긴 왜?
- 찾아갈 게 있어서

 

그러다 어느 순간이 되면

 

그도 결국 내 사랑에

 

짜증을 내고

 

날 상처주기 시작하겠지

 

그리곤 후회하고

 

그래서

 

난 그의 입술을 내 입술에서 떼내고

 

손을 내 엉덩이에서 뗐어

 

- 그리곤 떠나와 버렸지!
- 잘했네

 

떠나왔다니까!

 

그 멋진 파코를 남겨두고!

 

내 멋진 결단을

 

누군가에게 말하고팠어

 

그게 너란 걸 깨닫고

 

나도 놀랐어

 

가까이 있을수록

 

잘 안보이나봐

 

그건 뭐야?

 

나도 말할 게 있어

 

왜 화를 내?

 

우린 계속 연락을 했어

 

그럼 알렸어야지

 

첫째, 사랑에 빠졌다고
둘째, 사랑에 빠졌다고!

 

데이트 한댔잖아

 

넌 약혼 반지를 샀어!

 

말하기 거북했어

 

왜 거북해?

 

모르겠어

 

난 그녀를 사랑해

 

너도 기뻐해줘

 

그래, 그래야지, 기뻐해줄게

 

가엾은 에이프릴

 

비련의 캐릭터네, 늘 친구였다가

 

뒤늦게 사랑을 깨닫고
연인이 되길 원하지만

 

거절 당하는

 

뭔 말야?

 

모르겠어? 아빨 만나러 온거잖아

 

메뉴에 로고 다 붙였고

 

날씨 개였고 대통령은 8시 도착야

 

러스는?

 

식당으로 올거야

 

'난 무대 체질이야'

 

'내 발에 모터 달렸네!'

 

일찍 왔네

 

반가워

 

- 좋아뵈네?
- 자기도

 

- 타이도 멋져
- 자기가 샀어

 

그 기사 2탄을 쓰라는 부탁을 받았어

 

- 잘됐네
- 그래, 그런데

 

상황이 좀 복잡해

 

일단 읽어봐

 

벌써 썼군

 

- 사실이야?
- 응

 

'친구를 불법으로 조기 가석방시켰다'

 

오래 전 일이야, 걱정할 거 없어

 

현재 선두잖아

 

그래도 치명타야
'범죄에 단호한 소신파' 에겐

 

사람들이 이걸 읽으면...

 

내 말 잘 들어

 

이 기사 나가면 우린 끝이야

 

일주일 지나면 잠잠해져

 

우리 둘 얘기야

 

'후보, 연설 담당의 애인 땜에 참패'

 

난 내 일을 할뿐이야

 

1탄은 좋게 썼잖아

 

내가 안 쓰면 딴 사람이 써

 

쓰게 해

 

이 원고 제출하지마

 

이미 제출했군

 

좋아지려 했는데

 

알고보니 순...

 

- 싸가지?
- 아니

 

기회주의자? 배신자?

 

- 나쁜 년!
- 마야!

 

어떻게 그럴수 있어?

 

섬머가 안 썼으면
딴 사람이 썼을 거야

 

그래서 결국 멍들었겠네?

 

뭐가?

 

기사 나간 뒤엔 어찌 됐어?

 

"데일리 뉴스
후보 탈락!"

 

네가 다 망쳤어, 다 망쳤어

 

그만해

 

네 훈계가

 

- 필요하면 편지쓸게
- 기다리지

 

결국 여자 잃고
직장 잃고, 친구도 잃었지

 

그뒤 오랫동안 넋 놓고 살았어

 

힘든 사람은 또 있었지

 

'전 르윈스키 양과 절대'

 

'성관계를 갖지 않았습니다'

 

'거짓말을 강요한적도 없구요'

 

보고 있어?

 

'허위 주장입니다'

 

에이프릴?

 

그럼 누구겠어? TV 보고 있냐구?

 

물론 보고있지

 

넌 했다고 믿지?

 

당연히 했지, 저 여잘 봐

 

'완전히 클린턴의 타입이야'

 

왜 소식이 없었어?

 

사라진줄 알았어

 

- '몇년 된것 같애'
- 지금 전화하잖아

 

'어떻게 지냈어?'

 

올리비아란 룸메이트와 살고

 

'서점에서 일해'

 

'대학원에 진학할까 해'

 

'잘됐네'

 

'난 이 일이 싫증났어'

 

'통 일할 맛이 안 나'

 

"글귀가 없습니다"

 

- '데이트는 해?'
- '아니'

 

'클린턴 재선 후로 섹스한 적 없어'

 

"계속 찾아봐주세요"

 

'클린턴이 대신 실컷하잖아'

 

'또 시작이다'

 

'너도 클린턴처럼 인턴 꼬셔봐'

 

'그럴까?'

 

'마침 섹시한 영계 있어
출근 일주일 된'

 

'데이트 신청해'

 

'그럴까?'

 

'싫어, 안할래, 엔조이는 싫어'

 

'인연을 찾고 싶어'

 

'인연은 찾는 게 아냐, 때가 되면 와'

 

무슨 뜻야? 때 되면 오다니?

 

사람은 어떤 나이가 되면

 

짝지어 애 낳고 살
마음의 준비가 돼

 

자리 났습니다

 

그때 곁에 있는 사람이 인연인 거야

 

문젠, 상대가 아니고 시기다?

 

그래

 

그럼 넌 아직 못 만난 거군

 

그런 생각을 갖게 해주는 남자를

 

그래

 

그런데 왜 남잘 안 만나?

 

만나

 

- 만난다구?
- 응

 

케빈이란 남자야

 

케빈

 

그게 누군데?

 

왜 한번도 말 안했어?

 

지금 말하잖아

 

민트차네, 이거 좋아하는데

 

난 맥주가 좋아

 

'그건 'lS' 를 해석하기 나름이죠'

 

"있지 않다' 의 뜻이면
그 성명은 진실입니다'

 

'에이프릴야'

 

'네 생일땜에 전화했어, 전화 줘'

 

'안녕, 이 번호 맞지?
자기 음성 같은데'

 

'에밀리야!'

 

'나 뉴욕에 왔어, 온 김에'

 

'만나서 얘기나 할까해서'

 

'내 번호는...'

 

'에이프릴이야
할말 있어, 꼭 전화해'

 

'가서 때려주기 전에'

 

알았어요, 나가요!

 

알았어, 나간다구

 

나간대두

 

집구석에서 뭐해?

 

시트 입고 있어?

 

오늘 네 생일이잖아
다들 기다려

 

5분만 기다려

 

- 넘어졌어
- 괜찮아?

 

응, 잠깐만 누워있을게

 

면을 먹었나보네

 

드디어 윌이 왔어!

 

세상에, 너희 둘도 왔어?

 

워싱턴에서 먼길 왔지?

 

생일 축하해, 미남

 

더 예뻐졌네

 

진작 대시하지

 

윌

 

이리 와

 

- 정말 반가워
- 그래, 너 몰골이...

 

노숙자 같지?

 

- 켈리는?
- 저기

 

출산후 첫 나들이야

 

축하해

 

이란 콘트라 건도 문제가 안 됐는데

 

사소한 섹스 스캔들로 탄핵이라니!

 

- 정치 얘기 마!
- 탄핵돼도 싸

 

윌이 웬일야?

 

난 그를 굳게 믿었어

 

다를 줄 알았다구

 

헌데 'lS' 뜻도 몰라

 

그런데 '진실'의 뜻은 알겠어?

 

- 그래도 난 지지해
- 나도

 

분위기 깨네

 

드라이기와 함께 욕조에 넣을까?

 

생일 축하합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사랑하는 윌

 

- 윌 어딨어?
- 몰라 방금 있었는데

 

케잌 못 먹었어

 

- 내가 구웠는데
- 그랬어?

 

그 곡 기억나?

 

아파트에서 들은

 

내게 와요 그냥 친구로

 

나의 적으로

 

- '추억으로' 야
- 알아, 알아

 

- 오늘 좀 과음하셨네
- 아냐

 

아냐, 아냐

 

맞아

 

- 너 참 예쁘다
- 고마워

 

왜?

 

사실은...

 

사실은...

 

나 너 좋아해

 

늘 좋아했어

 

'좋아한다'

 

비겁하지? 부담 없고

 

사랑한다고 하면

 

넌 달아날거야

 

널 사랑해

 

사랑해, 에이프릴

 

- 왜 말 안했어?
- 알잖아

 

말 했으면 넌 날 거들떠도 안 봤어

 

넌 바보야

 

하지마!

 

- 이렇겐 싫어
- 어떻게?

 

지금 네 꼴을 봐

 

왜 잘 나갈땐 말 안했어?

 

- 나 멀쩡해
- 엉망이야

 

엉망이라구

 

내 꼴이 엉망이다?

 

네가 그런 말을 하니까 우습군

 

똑똑한 넌 왜 서점에서 알바하는데?

 

이유가 뭐야?

 

난 최소한 노력은 했어

 

단순한 친구로서 충고하는데

 

넌 인생 상담을 받아봐야 돼

 

인생 재활센터 같은 게 있다면

 

찾아가봐

 

두 손들고 환영할 걸?

 

재활센터에 가라구?

 

내 집 앞에서 꺼져!

 

에이프릴?

 

아빠 말이 맞아

 

진짜 복잡하네

 

에이프릴이 루카스 잊고
아빨 택했을때

 

아빤 햄튼만을 사랑하는

 

섬머에게 꽂히고

 

이제 에이프릴은 케빈을 사랑하고

 

아빤 아무도 안 사랑하네

 

진짜 복잡하다

 

그래

 

그리곤 어찌 됐어?

 

"샬롯 브론테
제인 에어"

 

랜덤 하우스 1943년 판입니다

 

표지가 아름다운 양장본 한정판이죠

 

책 내용을 인용한 글귀도 써있어요

 

'내 딸 에이프릴에게
누구나 마음속엔'

 

'감춰진 보물이 있네'

 

'희망, 꿈, 기쁨'

 

'그걸 꺼내면 마법은 사라지네'

 

'사랑하는 아빠가'

 

- 안녕, 올리비아
- 윌

 

- 잘 지냈죠?
- 네

 

이젠 왜 메시지 안 보내요?

 

자꾸 들으니 중독돼요?

 

- 에이프릴은?
- 학교 갔어요

 

- 뉴욕대 대학원이요
- 멋지네

 

- 들어와요, 곧 와요
- 그러죠

 

편히 계세요, 난 이력서 써야돼요

 

행운을 빌어요

 

안녕하세요

 

케빈예요

 

윌 헤이스요

 

에이프릴을 기다리는 중예요

 

에이프릴이 말한 케빈이 당신이요?

 

그럴걸요? 케빈 수집광이 아니라면

 

케빈, 전화!

 

그녀와 함께 사는 케빈은 나뿐예요

 

원하는 거 정하셨어요?

 

아뇨

 

윌?

 

윌 헤이스?

 

세상에

 

맞네!

 

더 예뻐졌네

 

안 믿겠지만 연락하고 싶었어

 

나 임신했어

 

- 정말?
- 믿어져?

 

앉아, 축하해

 

그 행운아는 누구야?

 

샘 노울스

 

헌데 이젠 끝났어

 

자격 미달이야?

 

남잔 필요 없어

 

자기가 제일 이상형에 가까웠지

 

우린 인연이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망쳤지

 

- 아냐
- 아냐, 내 탓이야

 

저기

 

일요일에 작은 파티를 열거야

 

자기도 와

 

4시야, 무조건 와

 

올거지? 부탁해

 

시간되면 갈게

 

- 꼭 와야돼
- 시간 내볼게

 

사람들에게 준 모든 상처

 

애 낳을때까진 갚고 싶어

 

나 영악하지?

 

- 가게?
- 안녕

 

윌 헤이스

 

아빠, 괜히 시작했나봐

 

얘기 듣는 거
미스테리 러브스토리

 

- 엄마한테 실망하면?
- 실망 안 할거야

 

이제 누군지 알게돼

 

섬머지? 내 아빤 따로 있고

 

그래서 헤어졌지?

 

진정해, 이건 얘기일뿐야

 

그 결말은 해피엔딩이고

 

어떻게 해피엔딩이 돼?

 

아빠랑 울 엄마는 결국 이혼했잖아

 

그게 왜 해피엔딩야?

 

이 얘기 그만하자

 

싫어!

 

뭐 좀 마시자

 

네가 원하면 얘기 계속할게, 어때?

 

좋아

 

아빠?

 

담배 핀 거 실망이야
술 마시고 헤펐던 것도

 

그래도 사랑해

 

감사합니다

 

맛있겠다

 

잠깐만! 벤치에 앉아 먹자

 

기분이 좋네?

 

그 중 울 엄마가 누군지 알것 같애

 

- 그래?
- 응

 

- 누군데?
- 말 안해

 

현재의 진도는 이거네

 

아빠가 사랑하는 에이프릴은

 

딴 남잘 사랑했다

 

알아, 나도 충격이야

 

한편, 섬머는 아빠를

 

파티에 불렀지

 

섬머가 울 엄마면 나 캐나다로 도망갈래

 

농담 아냐

 

작년에 돌아가셨어

 

- 소식 들었어?
- '타임스' 에서 봤어

 

교수실에서 심장 마비로?

 

그분은 죽음도 극적일 줄 알았는데

 

총장 딸과 소파에 함께 있었어

 

- 맙소사
- 농담이야

 

혼자 계시다 돌아가셨어
몇시간뒤 수위가 발견했지

 

- 술 줄까?
- 안됐군

 

- 그립겠네
- 그래

 

선물이야

 

너무 예쁘네

 

자기도 멋져

 

섬머

 

나 바보 아냐

 

자긴 또 멋진 말로 날 유혹하겠지

 

난 그 유혹에
또 넘어가겠지만 결말은 뻔해

 

- 난 후회도 못해?
- 결말이 보여

 

이젠 상처 받을

 

기력 없어

 

- 그러니까 괜한 짓 말자
- 알았어

 

친구로는 괜찮지?

 

- 악수할까?
- 그래

 

사실은 윌

 

인사 시켜줄 사람이 있어

 

이리 와봐

 

나랑 뜨겁던 사이야

 

둘이 죽이 잘 맞을거야

 

에밀리

 

이거 병에 꽂을게

 

얼굴이...

 

좋아졌네

 

- 뉴욕엔 웬일야?
- 여기 살아

 

뉴욕시 교육청에 취직했어

 

- 전화 했었어
- 알아

 

- 전화하려 했는데
- 거짓말

 

번호를 까먹었어

 

진짜야

 

지금 번호 알려줘

 

휴대폰에 저장해둘게, 안 까먹게

 

내 번호는 212에 664-7665야

 

저장했어, 다신 안 까먹어

 

- 괜찮아, 받아
- 미안

 

윌이야

 

번호 잊어버린 거 미안해

 

우리가 결혼했으면

 

어땠을지 얼핏 상상해봤어

 

우리 왜 이렇게 됐지?

 

네가 내 친구와 잤잖아

 

참, 미안

 

내 장래 계획땜에 헤어졌지?

 

비꼬지 마

 

내가 언제?

 

그것때문이 아냐
난 네 꿈이 부담됐었어

 

그런데 헤어지니 막막하더군

 

지금도 막막해, 사랑 문제에 관해선

 

그래

 

나도 그래, 막막해

 

만약에 우리가 다른 계획을

 

세웠다면 어땠을까?

 

잠깐, 거기서 정지! 뒤로 돌려봐

 

정지, 이제 앞으로, 천천히

 

그래, 거기!

 

응, 바로 거기!

 

거기서 감 잡았어!

 

내가 꿀꿀할때도

 

엄만 늘 내 머릴 만져줘

 

그럼 난 기분이 풀려

 

- 좋은 엄마네?
- 그럼

 

그럼 확신하는거야?
지금 우릴 향해 걸어오는 엄마가

 

에밀리일 거라고?

 

확신해

 

내 말 맞지?

 

엄마!

 

울 엄마라 다행야

 

- 다른 엄마도 있어?
- 아니

 

- 안녕, 윌
- 안녕, 새러

 

동물원에 아빠도 가도 되지?

 

응, 아빠가 좋으시다면

 

나도 좋아, 가자구

 

학교에서 성행위에 관해 공부했어

 

- 진짜?
- 응

 

진짜야

 

난 펭귄이 좋아

 

나두

 

나 셋

 

펭귄은 평생 해로한대

 

그런데 가끔 부부가

 

이별할 때도 있대

 

'야동 패턴' 땜에

 

이동 패턴

 

몇 년씩 떨어져도 꼭 다시 만난대

 

다시 만나면

 

어떤 행동을 하는 줄 알아?

 

고개를 젖히고

 

날개를 치며 크게 노랠 부른대!

 

자, 꼬마 아가씨, 가자!

 

오늘 재밌었지? 수요일에 보자

 

안녕

 

아빠!

 

- 얘기해줘서 고마워
- 천만에!

 

- 해피엔딩을 빠뜨렸어
- 뭔데?

 

너

 

- 사랑한다
- 나도

 

엄마한테 가봐

 

대통령 각하!

 

윌 헤이스입니다, 92년 대선때 일한

 

"국제 사면위 미국 지부"

 

법정 대리인이 있는지 확인해봐

 

- 멋진 일 하네
- 고마워

 

- 담배 피워?
- 끊었어

 

- 나도, 어디 살아?
- 브루클린에

 

늘 첨단을 걷는군

 

- 사귀는 남잔?
- 현재는 없어, 넌?

 

이혼했어

 

들었어, 안됐네

 

왜?

 

결혼은 과대포장 됐다며?

 

넌 그 말 무시하고 반지를 샀지

 

- 케빈과는?
- 케빈과는 아니었어

 

그와 함께 있으면 늘 허전했어

 

이건 아닌데 싶은

 

마음이 들었지

 

- 만나서 기뻐
- 나도

 

줄 게 있어

 

정말로 고마워

 

이걸 어디서 찾아냈어?

 

그게 좀 말하기가

 

들으면 화날거야

 

오래 갖고 있었어

 

얼마나?

 

꽤 됐어

 

몇 년

 

처음엔

 

바로 주려고 했는데

 

왠지 그럴 수가 없었어

 

전해주러 간 날 케빈이 있더군

 

그게 이유는 못 되겠지

 

변명 안 할게

 

- 그만 가줘
- 에이프릴?

 

그만 가줘

 

책을 여태껏 안 줬었단 말야?

 

- 알아
- 아빠 유품인데

 

알아, 알아

 

그리곤 와버렸어?

 

그래

 

왜 에이프릴 이름만 안 바꿨어?

 

무슨 뜻야?

 

엄마는 에밀리로

 

나타샤는 섬머로 바꿔 말했잖아

 

왜 에이프릴만 본명으로 말했어?

 

왜 아빠 일에 이렇게 관심이 많아?

 

아빠의 행복을 바라니까

 

아빤

 

행복해

 

아냐, 아빤 행복하지 않아

 

코트 입어

 

- 택쒸!
- 택쒸!

 

케빈과 허전했던 걸

 

아빠라면

 

- 채워줄수 있지 않을까?
- 어쩌면

 

어쩌면

 

매년 35명이 실연땜에 자살을 결심한대

 

브루클린 다리에서

 

명심하마

 

안녕

 

'나야, 윌'

 

에이프릴?

 

웬일이야?

 

'어서 말해'

 

누구야?

 

내 딸이야, 마야

 

난처하게 왜 딸을 데려와?

 

어쩌라구?

 

일단 들여보내줘

 

문 안 열어줄거야

 

아닐 걸

 

가자

 

조금만 기다려봐, 열어줄거야

 

좋아, 그럼

 

서른까지만 세자

 

그때까지 안 열어주면

 

포기하고 가는거야

 

시작할까?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열 넷, 열 다섯, 열 여섯, 열 일곱...

 

문 열어주면 그 얘기 꼭 해

 

- '그럼 이해할 거야'
- '뭘?'

 

'글쎄 아무튼 이해할 거야'

 

스물 다섯, 스물 여섯, 스물 일곱...

 

스물 아홉

 

스물 아홉 1/4

 

스물 아홉 반

 

스물 아홉 3/4

 

그 다음은 뭐지?

 

가야지

 

이건 예상과 틀리잖아

 

- 그러게
- 인터폰으로

 

우리 얘길 듣고 문을 열어주든가

 

뛰어 나와야지...

 

무슨 얘기?

 

무슨 얘기?

 

그 책을 갖고 있었던 건

 

네 유일한 흔적이었기 때문이야

 

- 네가 마야구나
- 아줌만 에이프릴이죠?

 

이제 어째야되지?

 

집에 들어가서 우리 얘길 들어야죠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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